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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별 헤는 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별하나에 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짬,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 더보기
병상의 기도(미우라 아야코) 병들지 않고는 병들지 않고는 드릴 수 없는 기도가 따로 있습니다. 병들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말씀이 따로 있습니다. 병들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얼굴이 따로 있습니다. 병들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는 성소가 따로 있습니다. 아, 나는 병들지 않고는 인간이 될 수조차 없었습니다.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 그녀는 젊은 나이에 폐결핵 환자로 살다가 이후에 7년 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있었고, 일어난 다음에도 죽을 때까지 여러 암에 걸렸습니다. 그가 지은 병상의 기도입니다. 더보기
남편들이 꼭 읽어야 할 시 [어느 전업주부의 외침] 최혜경 이제 당신의 아내와 이야기하세요. 당신의 아내가 종일 지치도록 일한 당신의 귓전에 앉아 시시콜콜한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 귓전을 어지럽히는 것은 당신의 아내에게 지금 친구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무심하다 타박하는 아내에게 어쩌다 낮 시간 짬을 내 전화하면 뚜-뚜- 통화 중 신호음만 한 시간째 계속되는 것은 당신의 아내에게서 쏟아져 나와야 할 이야기들이 이미 너무 많이 쌓인 까닭입니다. 몰라도 된다, 말하면 아냐, 당신의 핀잔을 감수하고도 어느 날 당신의 아내가 조심스레 회사 일을 물어오는 것은 당신이 하는 일에 잔소리나 간섭을 늘어놓으려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당신의 짐을 함께 지고 싶어하는 아내의 갸륵한 마음입니다. 그리도 말 잘하고 똑똑하던 나의 그녀가 몇 마디 말만 하.. 더보기
시편 41편 말씀 묵상 시편 41편 말씀 묵상 시편 41장 1 ~ 13절 다윗의 시 : 확신의 고백 꽃은 필 때가 있고 시들어 마를 때가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도 결국에는 늙고 병들 때가 있습니다. 시편 41편에서는 병상에서 붙드시고 고쳐주시는 하나님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붙들어주시는지 1절 말씀에 나옵니다.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자에게 복이 있음이여 재앙의 날에 여호와께서 그를 건지시리로다” 그는 평소에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일을 하였습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재앙과 같은 질병이 찾아와 병상에 눕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재앙 가운데 하나님께서 붙드시고 고쳐주신다고 고백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 3절 말씀입니다. “여호와께서 그를 병상에서 붙드시고 그가 누워 .. 더보기
[하루 시 한편]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도종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도종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우리 비록 개울처럼 어우러져 흐르다 뿔뿔이 흩어졌어도 우리 비록 돌처럼 여기저기 버려져 말없이 살고 있어도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으나 어딘가 꼭 살아 있을 당신을 생각합니다. 더보기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니체.. "신은 죽었다" 초인사상에 대한 서술들.. "초인은 대지의 뜻이다. 초인이야말로 바다와 같다. 인간이란 동물과 초인 사이에 놓인 하나의 새끼줄이다. " "나는 인간에게 존재의 의미를 가르쳐 주고 싶다. 그것은 초인이며, 먹구름 같은 인간 족속에서 번쩍이는 번개이다." (p.27) 자라투스투라는 산에서 10년을 살다 내려오다가 성자를 만나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도시에 내려와 줄타기 하는 광대를 보며 초인에 관한 이야기를 군중들에게 던진다. 인간과 초인 사이의 길에 있는 새끼줄... 그 줄을 타다가 떨어진 광대는 결국 죽고 말았다. 죽은 광대를 안고 자라투스투라는 길을 떠난다. 그러다 죽은 동반자가 아닌 살아있는 동료가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정신.. 더보기
윤동주의 서시(하루를 여는 시) 서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만주 용정에 가서 윤동주의 자취를 밟아본 적이 있다. 윤동주는 천재시인이었다고 한다. 다른 이들은 적고 지우고 쓰고할 동안 윤동주는 머릿 속에서 그 작업을 끝내고 단 번에 시를 썼단다.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일까?! 치열한 삶, 목숨을 건 삶, 위대한 삶, 주어진 길을 걷는 삶. 그 부끄럼은 자신의 부끄럼인가? 남 앞에서의 부끄럼인가? 하늘을 향한 부끄럼인가? 오늘 하루를 열면서 학생 시절 좋아했던 서시를 읊조려본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 더보기
스파르타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스파르타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한 아이가 아빠에게 말했다. "아버지, 칼이 너무 짧아 찌를 수가 없어요." "얘야, 한 발 더 가까이 가서 찌르려무나." 짧은 글이지만, 나는 나의 칼이 짧다고, 안된다고만 투정부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버지의 말처럼 한 발자국 더 움직일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이다.. ㅠㅠ 현실은 늘 짧은 칼처럼 제한적이고 방해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상황과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내 맘대로 내 계획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오늘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나아간다면, 미래는 분명히 찌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목표와 꿈이든 뭐든 말이다. 사람말고... ^^;; 한 선생님이 자신의 책상 앞에 평생을 두고 보는 문구를 알려주었다. "Small changes..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