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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들

홀로 기도하는 시간(마태복음 14장)

홀로 기도하는 시간

마태복음 1422~ 23

 

오늘 말씀 바로 앞에 보면 오병이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녁때가 되었을 때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던 무리를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로 축사하시고 떼어 먹이셨습니다.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을 제외한 남자만 오천명쯤 된 숫자였습니다. 그들을 다 먹이신 후에 예수님은 곧 제자들을 재촉하셔서 자기보다 먼저 건너편으로 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자기 곁에 있던 수많은 무리들을 흩어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무리를 다 보내신 후에 따로 홀로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 그 곳에서 계셨습니다.

이 한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예수님은 수많은 군중들과 무리들, 제자들과 늘 함께 다니셨습니다. 이 마을 저 마을에 들어가 병자들을 치료하기도 하시고, 귀신들린 자를 고쳐주시고, 배고픈 자들을 먹이셨습니다.

예수님이 하신 사역은 늘 곁에 많은 사람들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아리마대사람 요셉이나 니고데모 같은 고위층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헐벗고, 어려운 문제들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혹시 정신적으로 어렵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상대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이 일은 보통 사람들보다 두 배는 더 힘이 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예전에 신학교 시절에 재활원 봉사활동을 다니곤 했습니다. 매 학기 한번씩 지체장애인, 말못하는 이들, 몸이 불편한 이들이 있는 재활원을 찾아갔습니다. 가서 밥도 먹이고, 씻겨주고, 함께 찬양하고 율동하며 말씀도 나누었습니다. 처음 할 때 이일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제 스스로의 시각도 어느 정도 장애인이란 선입견을 가지고 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을 대하는 것보다 더 힘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 곁에는 늘 그런 불쌍한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고쳐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중성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인기와 명예를 얻더라도 그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외로움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지만, 그 안에는 떠나지 않는 외로움이 늘 있습니다.

이 외로움은 인간인 이상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자식들과 같이 있을 때에도 이 외로움은 떠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쌓여 있을 때에도 늘 외롭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니까 예수님은 수많은 무리 속에 둘러쌓여 계시다가 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았습니다. 제자들을 앞서 보내고, 무리들을 흩어보낸 후에 산에 홀로 올라가신 것을 보면, 일부러 예수님이 그러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일부러 혼자만의 시간을 갖았습니다. 그 시간은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홀로 산에 올라가 하나님과 소통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 만큼은 정말 자유했습니다. 누구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하나님께 마음껏 소리내어 기도해도 됩니다. 그 시간 만큼은 나 홀로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이런 개인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과 나 홀로 만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살면서 나도 모르게 썼던 가면을 벗어버리고, 직위를 벗어버리고, 오로지 한 인간으로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만났을 때 얼마나 자유할까요?! 얼마나 기쁠까요? 얼마나 홀가분할까요?

제가 신학교에 가기로 결심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가 홀로 교회에 가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업을 마치면 밤 10시가 되었는데 그 때 자전거를 타고 교회로 갑니다.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기타치면서 찬양하고, 시편말씀도 읽고,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수능에 대한 부담도, 짐도, 다 내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종종 이렇게 홀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유명한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할 때를 봐도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이 함께 있었지만, 그들과 떨어져서 홀로 기도하셨습니다. 정말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예수님은 홀로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혼자서 바쁜 하루를 끝내고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듯이 우리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내일을 꿈꾸며 하나님께 홀로 나아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 헝클어진 마음을 다스리고, 진솔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고요한 새벽 시간에 우리의 마음을 모으길 원합니다. 조용히 홀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이 되길 원합니다. 예수님께서 홀로 산에 오르셔서 기도하신 것처럼 우리도 주의 성전에 나와 홀로 기도하길 원합니다.

하나님 앞에 홀로 기도할 때처럼 자유한 시간은 없습니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남편과 아내로서, 가장으로서가 아니라,,, 철저히 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하나님 앞에 서십시오. 한 영혼으로서 하나님 앞에 서십시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에 평안을 주십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대할 일도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십니다. 기도하면, 정말 신기하게 상황을 변화시키시고, 사람을 붙여주시고, 하나님께서 채워주십니다.

때로는 마음 상하는 일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긍정의 에너지를 부어주십니다.

이 새벽에 하나님과의 은혜로운 대화가 넘치는 저와 여러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예수님께서 홀로 산에 올라 기도하신 것처럼 저희들도 홀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길 원합니다. 그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게 하시고, 오늘 하루도 하나님과 동행하게 하옵소서. 늘 바쁘고 분주한 일상가운데서 하나님께 기도함을 통해 마음을 모으게 하시고, 예수님께서 풍랑을 잔잔하게 하신 것처럼 우리의 일상의 모든 문제도 잔잔하게 하여 주옵소서. 이 시간에도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교우들 있습니다. 치료하여 주시고, 고쳐주셔서 건강 회복시켜주옵소서. 마음의 짐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참 자유함을 누리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를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