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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들

축복의 통로, 야곱(창세기 28장)

축복의 통로, 야곱

창세기 28

 

1) 야망(욕심)의 사람, 야곱

야곱은 외모와는 달리 야망이 컸던 사람입니다. 욕심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욕심이 있어야 삶에 추진력이 있게 되고, 일에 대한 의욕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의 야망을 이룰 수 있다면 가족도 속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은 형 에서가 가족을 위해 사냥을 나갔다가 아무 것도 잡지 못하고 몹시 허기진 상태로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동생으로서 그 모습을 보았다면 한 핏줄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형이 좀 달라 했던 팥죽을 기꺼이 줄 수 있었음에도 야곱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차남으로서 맏아들의 권리(장자권)를 빼앗으려는 야심에 차 있던 그는 그것까지도 절호의 기회로 만듭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팥죽과 형의 장자의 명분을 바꾸자고 제안을 한 것입니다. 그는 쌍둥이형제에게까지 계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기 전 자식들에게 축복기도를 하려 할 때 야곱은 아버지의 눈이 나이 탓에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을 이용합니다. 자신이 마치 형 에서인 양 변장하고 아버지 앞에 나타나 장남이 받게 되는 축복을 기어이 받아냅니다.

 

2) 야곱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

아버지 이삭을 속여 형 에서의 분노를 산 야곱은 이 일로 피난길에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하나님은 홀로 피난길을 가게 된 야곱에게 벧엘에서 오히려 견고한 약속의 말씀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찌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찌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28:13-15).

 

아버지 이삭의 축복을 받아서인지 야곱에게 하나님은 놀라운 축복의 약속을 하십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 이후에도 야곱에게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3) 험난한 인생을 산 야곱

벧엘 경험 이후 야곱의 삶은 무척 힘겨운 삶이 이어집니다. 20년간 가장 가까운 친척 외삼촌 라반으로부터 속고 산 일(31:41-42), 귀엽기만 했던 외동딸 디나가 성폭행 피해(34)를 받아서 평생 홀로 사는 모습을 부모된 심정으로 지켜봐야만 했던 아픔, 너무도 사랑했던 아내 라헬의 이른 죽음(35:18), 맏아들 르우벤의 서모 빌하와의 통간(35:22), 부모보다 먼저 간 사랑하던 아들 요셉의 잔혹한 죽음 소식에 몸부림 치며 살았던 꽤 오랜 세월.

이러한 모든 일들은 세월이 흘러 야곱이 130세의 고령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과 슬픔이었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애굽 왕 앞에 서게 되었을 때 나이만을 묻는 왕에게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삼십년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47:9).

벧엘에서 하나님이 어디를 가든지 지켜주신다는 그 약속이 있었음에도 야곱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험악한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4) 야곱을 이끄시는 하나님

야곱은 하나님이 늘 곁에서 지키시고 복을 주신다고 했는데 왜 그 같은 험난한 세월을 보냈을까요? 이를 하나님의 단순한 징계로 생각한다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분명 하나님의 의도된 간섭이었습니다. 이 긴 기간은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자기의 야망을 이루려한 야곱을 하나님이 다듬어 가는 기간이었습니다. 그 기간을 거치면서 야곱은 성숙한 믿음과 인격을 소유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어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전에 빼앗는 자에서 이제는 축복하는 자로, 남에게 복을 비는 모습으로 변화되어 갑니다(47:7). 예전에는 남을 속이는 자, 야곱으로서 에서에게, 이삭에게 상처를 주고, 빼앗고 속이는 사람이었다면, 야곱이 이스라엘 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고, 새 사람이 되어 에서와 화해하게 되고, 또 훗 날에는 열두 아들이 이스라엘의 열두지파가 되는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예전에 이삭에게 축복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는 열두 아들들을 축복해주는 축복의 통로가 된 것입니다.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어 살아 돌아오는 장면은 야곱의 인생에서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야곱은 열두 아들을 축복해주고 나서 기운이 진하여 그 열조에게 돌아갔습니다(49:33). 야곱은 애굽 총리 요셉에 의해 가장 성대한 장례식을 치르며 생을 마감하게 된 족장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