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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책추천] 희망의 밥상(제인 구달)

희망의 밥상(제인 구달)

오늘은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구달이 쓴 책 <희망의 밥상>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너무 유명한 분이시지만, 그녀에 관해 잠깐 소개하자면, 1934년 4월 3일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구요. 23세에 아프리카 대륙에 건너가 침팬지 연구를 하게 됩니다. 침팬지에 대한 놀라운 발견으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동물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77년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세워 침팬지 및 야생 동물들이 처한 실태를 알리고 서식지 보호와 처우 개선을 장려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영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기도 하고, 기초과학상 '교토상'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의 '허바드 상'을 수상했습니다. UN 평화의 메신저로 임명받아 전세계 평화와 지구 위 모든 종의 평화를 위해 활동하게 되죠.

이후에 시야를 넓혀서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길, 전세계 어린이들과 아프리카 주민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많은 강연을 하며 세계를 돌아 다닙니다. 우리 나라에 왔을 때 한 학생이 선생님 댁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에 곧바로 "비행기 안입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카이스트에서 강연도 했었죠. 그 때 사회를 본 사람이 서울대 최재천교수님(개미 제국의 발견 저자/ 과학자의 서재 저자)이라고 합니다. 

이 책 서두에 이런 글이 적혀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영웅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는 수많은 소규모 자영 농민들, 특히 유기농법을 실천하고 거대 농산업 기업들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분들, 그리고 패스트푸드 제국의 국민들에게 건강한 식품을 다시 소개하기 위해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노력하고 있는 분들께...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농장의 동물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이 책은 총 19장의 챕터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난 9장까지 밖에 읽지 않았지만, 책이 445페이지나 되는 분량의 두꺼운 책이란 사실을 핑계(?) 삼아 말해 봅니다. ^^;

모든 책이 그렇듯 머리말과 꼬리말(결론)이 책의 내용을 함축해 놓고 있어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왜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꼭 서두 부분과 차례를 읽어야 합니다.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머리말 부분에 이런 문제의식을 불러 일으킵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서 얻어졌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조차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제가 그랬습니다. 제인 구달 선생님이 채식주의자라서 육류에 대한 안좋은 견해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유전자 변형 농작물과 패스트푸드의 위험성을 알리고, 유기농법과 자연식단을 먹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전자 변형이 일어났는지를 밝히고 있죠. 그 밑에 자본과 거대한 이익집단이 연루되고, 그것을 위해 온 세계 인류의 생명의 위험이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 모든 종들에게 닥친 위기라는 것이죠. 

제인 구달이 왜 그렇게 많은 나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는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알게 됩니다. 전염병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들 뿐만 아니라 생태계 자체가 위험에 빠진 것이니까요. 지구온난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거대한 수레바퀴는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코로나 사태로 인간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세계 곳곳에서 야생동물이 출현했다는 이야기는 익숙한 기사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인도에서는 원숭이가 연도 날렸다고 하니까 말 다한거죠. ^^

그런데 한 문장에 빨간 색으로 밑줄 그어놓은 곳이 있네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차이를 만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예전처럼 다시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와 가까운 관계를 맺고 먹을거리의 본질과 역사를 이해하며 자연에 가까운 식단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매우 중대한 시점에 서 있다. 기업들이 우리의 먹을거리의 공급을 좌우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우리는 앞으로 반세기 안에 우리를 먹여 살릴 모든 식량 자원을 다 먹어 치우거나 아니면 독성 물질에 오염되도록 만들고 말 것이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해산물 대부분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가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태평양 바다 한 가운데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는 말은 한 번 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가 온 세계를 휩쓸었듯이 이제 전세계가 이러한 문제들에 힘을 모으지 않으면 인류의 위기는 자명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인 구달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한 사람.. 즉 소비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깨어있는다면 기업도 변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설파한 것이죠. 

민주주의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국민이 나라를 바꿉니다." 제인 구달 선생님은 우리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도 직결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강하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희망의 밥상을 차려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