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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책추천]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삶의 의미에 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 표지에 이런 글이 적혀 있습니다. 

"당신이 가진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자유는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말의 무게감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삶을 살다가 살아난 신경정신과의사 빅터 프랭클 박사가 한 말이기에 우리에게 더 묵직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는 부모, 형제, 아내가 강제수용소에서 모두 죽고, 모든 재산을 뺏기고, 인간으로서의 가치도 송두리채 말살된 채로 굶주림과 추위, 죽음의 공포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 가운데서 어떻게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장 :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2장 :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

3장 : 비극 속에서의 낙관

총 페이지가 246쪽 분량인데 대부분의 161페이지 분량이 강제수용소의 체험에 관한 것입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홀로코스트의 체험이 그를 송두리째 바꿔놓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상황 가운데서도 인간이 살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면, 견딜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로고테라피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삶의 목적이 분명한 사람은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이겠죠.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인용해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프랭클 박사는 인간 정신이 혹독한 환경에서 어떻게 변하게 되는 지를 잘 묘사해놓고 있습니다. 

한 소년의 발가락이 동상에 걸려 시커멓게 썩은 살을 의사가 하나씩 끄집어 냅니다. 하지만 그 광경을 바라보는 모든 수용소 사람들은 혐오감과 공포, 동정심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죽거나, 이미 죽은 상태를 너무 일상적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빅터 프랭클 박사가 수용소 안에서 깨달은 진리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 진리란 바로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는 것입니다. 

수용소 안에서는 사람의 이름도, 사람의 목숨도 얼마나 가치가 없게 여겨지는 지.. 번호로만 취급되는 그 모습을 이야기한다. 죄수번호 000번 부르듯이 말이다. 

본문 중에 빅터프랭클 박사의 유언이 나옵니다. 

"잘 듣게. 오토. 만약 내가 집에 있는 아내에게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면, 그리고 자네가 아내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녀에게 이렇게 전해주게. 내가 매일 같이 매시간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을. 잘 기억하게. 두번째로 내가 어느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했다는 것. 세번째로 내가 그녀와 함께 했던 그 짧은 결혼생활이 이 세상의 모든 것, 심지어는 여기서 겪었던 그 모든 일보다 나에게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전해주게."

책에서 밑줄 친 구절 중에 이런 구절도 있네요. 

"삶을 의미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인간이 시련을 가져다 주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다"

"인생을 두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 자 하는 메시지를 한 마디로 정의 한다면..

"비극속에서의 낙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극이 우리에게 폭풍우처럼 몰려올 때 조차도 삶을 향한 희망과 긍정을 포기하지 말라고...

저는 대학시절 폴란드의 아우슈비츠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본 충격적인 장면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수용소 문 앞에 쓰여진 문구.. "ARBEIT MACHT FREI"

그리고 그 곳에서 죽은 유대인들의 안경을 모아 둔 곳.

또한 그들이 생활했던 돼지 우리보다 못하고, 제대로 일어설 수 조차 없는 협소한 막사..

이러한 곳에서 살아돌아와 인간의 삶에 대해 진중한 메시지를 전해준 빅터프랭클 박사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를 외쳤던 이들.. 우리는 얼마나 자유한 세상에 살면서도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가?! 얼마나 무의미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가? 

오늘 하루의 삶을 되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