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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책추천] 사람에게 가는 길

사람에게 가는 길

오늘은 <사람에게 가는 길> 이란 책을 추천할까 합니다. 공동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할 책입니다. 일상에 무료함과 가면을 쓰고 사는 삶인 거 같다면, 순례자처럼 훌쩍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살던 한 사람, 팔당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살 던 김병수씨가 전세계 21개국에 있는 38개의 공동체 마을을 찾아다니고, 탐방하면서 기록한 체험기입니다. 공동체에 머물면서 그들이 살아가는 생활 패턴과 법칙, 사람들과 나눈 진솔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그가 다닌 공동체만 해도 얼마나 다양하고 풍성한지 모릅니다. 

프랑스 플럼빌리지, 영국의 부르더호프, 멕시코의 로스 오로꼬네스, 독일 쎄크, 미국 트윈옥스, 덴마크 스반홀름 등 세계일주 하듯이 여러 나라들을 돌아보고 기록한 것입니다. 심지어 아마존까지 갔다니.. 말 다했죠?!

책에 대해 들어가기 전에 먼저 두가지 점에 있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우선은 저렇게 일상을 떠나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버려두고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곳,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 어찌보면 생명의 위기를 겪을 수도 있는 낯선 곳을 향해 떠나기에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기록입니다. 수많은 공동체를 다니며 저만큼 두꺼운 책을 쓸 수 있으려면 기록과 메모가 동반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몇 일만 지나도 흐릿해져버리는 기억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메모와 기록이기 때문이죠.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하나가 "정민의 다산독본 <파란1,2권>"인데요. 다산 정약용이 성호 이익에게 사숙이라고 칭하며 습득한 배움의 태도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거기에 보면, 두드러지는 것이 책을 읽으며 질문을 하는데 책 자체에 바로 붉은 글씨로 메모를 해둔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을 때도 비판적인 책읽기를 한것이고, 궁금한 것은 더 깊이 헤아리기 위해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그 메모를 남긴 시간과 장소까지도 명시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대단하죠. 

아무튼 기록과 메모가 없이는 방대한 저술은 불가능합니다. 자료 정리는 기본이겠죠. 무려 432쪽이나 되니까요. 그런데 두께보다는 상당히 가볍습니다. 책 재질을 가볍게 한 것 같아요. 

김범수 저자와 틱낫한 스님

 프랑스 플럼빌리지에서 틱낫한 스님을 만난 이야기도 나옵니다. 저자가 예전에 편지를 보냈었는데 답장을 못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틱낫한을 직접 대하고 보니까 사람 만나는 것을 피곤해한다는 것을 순간 눈치채고, 그도 똑같은 인간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저자에게 사람들이 물었다고 합니다.  "어느 공동체가 가장 마음에 드는가?" 

"모든 공동체가 좋았다. 그러나 어느 공동체도 내게는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결국 저자가 깨달은 것은 "관계"입니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 관계의 결핍과 왜곡, 아무리 좋은 공동체일지라도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죠.

수많은 나라와 공동체를 돌고 돌아 결국은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 것입니다. 

사람에게 가는 길... 결국은 나 자신에게 가는 길이 아닐까요? 나 자신을 사랑하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삶의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