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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책추천]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마크 루카치)

위기상담이라는 수업을 듣게 되면서 읽게 된 책입니다. 그냥 소설이 아니라 실제 겪은 삶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깊은 감동이 있습니다. 

 

 

책 뒷면에 보면 이런 글이 써져 있습니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 사람의 가족으로 평생을 함께한다는 것에 관하여"

이 책을 읽으면서 부부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사랑하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에 정신병으로 인해 고생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부뿐만이 아니라 자녀에게도 조울증과 조현병이 찾아오고, 

심지어 티비에 나오는 것처럼 정신질환 환자가 무서운 일을 저질러버리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그 사람 자체가 아닌 조건을 바라보고, 그 사람이 건강할 때를 전제하고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신병에 걸린 아내. 그 아내를 치료하고자 희생하다보니 정신병이 걸린 것 같은 남편. 그리고 둘 사이에 태어난 자녀. 

마크 루카치는 아내가 정신병이 걸렸을 때 그리고 그 이후의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일을 겪을 수도 있지만, 먼저 잘 대처한 선배의 조언이 있다면, 한 층 수월하게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책이 바로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냥 단순히 한 부부에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그 일이 가족, 형제, 친구, 이웃, 직장 모든 것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모릅니다. 

왜 나만 이러한 고통과 피해의식을 갖아야 되는가 갈등과 짜증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배려한다고 하지만, 받는 이에게는 상처와 차별로 다가갈 수가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 정신병원이 어떠한 절차와 치료과정이 있는지는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저자는 미국 정신병원에서 입원하고, 면회하고, 관리하는 것까지 여기에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차례입니다. 

1부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2000년 8월 완벽에 가까운 삶

2009년 7월 제 아내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아요

2009년 9월 불가능한 선택

2009년 10월 우린 이미 햇빛 속에 있었다

2010년 4월 용기의 아름다운 모습, 행복

2010년 8월 두 손을 꼭 잡고

2부 낭만보다 소중한 일상의 몸짓들

2011년 9월 우리 셋

2012년 10월 금이 간 마음

2012년 11월 당신만의 병이 아니야

2013년 4월 '미친'사람들을 위한 계획서

2014년 10월 잠들지 못하는 길고 조용한 밤

2014년 11월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세요?

 

이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그 날 나는 줄리아의 정신 질환과 관련된 모든 걸 떨쳐내고 싶었고, 까맣게 타는 속을 가라앉히고 싶었다... 나는 내 고통을 기꺼이 다른 즐거움과 맞바꿨다."

"줄리아는 주위의 모든 것을 경계했고, 집에서는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려고 했지만 이내 불안한 상태가 되곤 했다. 정신질환은 마치 지독한 감기처럼 변덕스럽게 드나들었고, 줄리아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세계에 빠졌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겪어보니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과 각종 약을 처방하는 일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알아맞히기 게임에 가까웠다."

"우리 삶은 슬로우 모션으로 느리게, 재시동이 걸릴 조짐이 보이지 않는 멈춘 엔진 속에 갇혀 있었다."

"안심이 되면서도 몹시 슬픈 사실은, 볼륨을 낮추면 줄리아의 모든 삶이 '소거'된다는 점이었다. 줄리아는 정신착란을 일으킬지도 망상에 사로잡히지도 않았지만, 더 이상 예전의 줄리아가 아니었다."

"더 이상 미래를 걱정하지도, 줄리아의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나는 현재를 살고 있고, 줄리아 역시 그랬다. 내가 바랄 수 있는 것은 그게 전부였다. 

"여전히 어리고 철없고 이기적이었던 나는 사랑을 주는 법도, 진정한 사랑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도 미처 알지 못했다."

"정신 질환은 90퍼센트가 재발한다. 무려 90퍼센트가."

"그 순간의 분노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다. 더 깊은 곳에는 줄리아가 아팠다는 사실에 대한 실존적인 분노가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길고 고된 여정의 끝에 듣게 될 말은 '고마워'일 줄 알았지, 화난 목소리로 '됐거든!'이라는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무엇보다도 그의 음악 덕분에 나는 내가 어떤 기분인지, 무얼 원하는지를 또렷하게 알 수 있었다. 줄리아와 나는 병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회복하는 과정에서는 각자 치유하려고 노력했다. 우린 함께 극복했어야 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 책의 페이지 227페이제 아내 줄리아가 남편 마크 몰래 블로그에 올린 글이 나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1부까지의 밑줄 친 부분만 올렸습니다. 2부는 직접 읽어보는 게 좋겠죠~^^

이 책을 통해 부디 부부관계가 회복되고, 정신질환으로 어려움겪는 모든 분들이 한 줄기 희망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