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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책추천]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오늘 소개할 책은 대학시절 한 친구가 선물해준 책이다. 자취방에서 한솥밥 먹으면서 지냈는데 그 당시 나는 정말 놀고 먹고 하던 시절이었다. 얼마나 놀았던지 세상에 학사경고를 받았다. 충격이었다. 비싼 등록금 내고 이렇게 놀아서는 안되겠다 싶어 이제 맘잡고 공부 좀 하려고 도서관에 다니는데 그 친구가 기특해보였는지 아니면 약간의(?) 가능성을 봐서 그랬는지 두꺼운 책 한권을 사서 선물해준 것이다. (사실 그 친구는 소년가장 수준으로 대학다니면서도 밤에 학원강사하면서 등록금대고, 할아버지 건강챙기고, 여동생 용돈보내주고.. 엄청 혼자 어렵게 살고 있었다. 철없는 나에 비해서는 생각부터 모든 것이 어른이었다.) 그런 어려운 사정에 있는 친구가 나를 위해 두껍고 비싸 보이는 책을 선물한 것이다. 

그 책이 바로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이다. 

페이지수가 73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두꺼운 책이다.  난 신학생이었는데 왠 노자???

그런데 대담 정리한 이아무개도 알고 보니까 목사였다. 이현주 목사님. 감리교 목사님이란 것 외에는 잘 알 수 없지만 그 분의 책들은 종종 읽었다. 최근에 읽었던 책이 <오늘 하루>라는 책이었는데 글에 깊이가 있다. 

아무튼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를 읽어보면, 천주교 신자 였던 장일순 선생이 얼마나 우리나라 정서에 알맞게 풀어서 설명을 했는지 완전 글에 빠져들게 된다. 정말 공부 안하고 놀던 시절의 나였지만, 그 책을 읽는데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읽을 정도였다. 그의 삶을 들여다 봐도 괴짜 선생이었다. 20대 초반에 아인슈타인과 편지를 주고받은 사이라면 설명이 될까?! 리얼~~ㅋ

한살림 이라고 들어보셨을거다. 생명운동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가게가 곳곳에 생긴 것 같은데 한살림운동을 주도한 분도 장일순 선생이었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시기도 하시고, 감옥 생활도 하셨다. 원주를 민주화운동의 메카로 만드신 분이기도 하다. 

그 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오늘 책한권 써야 될 성 싶으니 더 알고 싶으신 분은 그 분에 관한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위 책중에 읽은 책이 세권이다.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나락 한알 속의 우주, 좁쌀 한 알. 

노자이야기를 읽고 너무 좋아서 찾아봐서 읽은 책들이다. 나만 읽는 걸로 성에 차지 않아서 후배들에게도 좁쌀 한알 같은 책을 추천했다. 글과 그림이 함께 있으니 더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만 많으면 안읽고 꽂아두니까.

노자 이야기 중에 나온 명언들을 마지막에 첨부함으로 책소개를 마칠까 한다.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도에 따라 행한다는 뜻이다. 도는 자연, 내 마음의 소리, 양심의 소리이다."

"기독교인들 말로 하면 아버지고 여기서 하는 말로는 道고, 불가의 말로는 空이라고 해도 좋고 부처라고 해도 좋겠지"

"이런 때에 저희는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비워놓고 살아야지. 비워놓고 살아야 해 . 그리고 딱한 사람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게 참 나누는 것 아니겠나?"

"오늘의 교육은 말이야. 죄다 그놈의 이용 가치가 있느냐는 걸 중심으로 해서 돌아가니까, 모든 것을 잔챙이 그릇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그러니까 맨날 아이들을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 넣는거라."

사실.. 이 책은 한번읽어서는 소화할 수 없는 책이다. 담백한 음식을 한 번 맛보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듯이 이 책을 한 번 읽으면, 마음에 담백함과 알참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수없이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이만한 책을 만난 것 자체가 축복이라 생각해도 좋다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