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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농부 하나님, 농부 아버지

요한복음 15장 1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하나님 아버지의 속성을 이야기할 때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4답 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하나님은 영이신데, 무한, 영원, 불변하는 영이십니다. 그의 존재, 지혜, 권능, 거룩하심, 공의, 인자, 진실하심이.'

너무 어렵고 사람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정의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나님은 농부이시라고 말한다. 농부..

나는 농부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우리 아버지다. 시골에서 쌀농사만 수십년을 하시는 분이다.

그 밑에서 자라면서 농삿일도 조금씩 도와줬던 기억이 난다.

모내기, 물대기, 농약살포, 비오는 날이면 항상 논에 가시는 아버지. 하루 새벽에 그리고 저녁에도 논에 쉴새없이 다니시는 아버지.

하루에 몇 차례나 쌀을 길가에 펼쳐서 말리고, 담고, 다시 널기 위해 수고했는지 모른다.

농부는 부지런해야 한다. 농부는 시기를 알아야 한다. 농부는 쌀에 병충해가 찾아오면 치료해야 한다. 농부는 아침 저녁마다 논에 나가야 한다. 농부는 알곡 한 알이 수십배의 열매를 맺는 다는 것을 안다. 농부는 겨울철에도 보리농사를 짓기 위해 쉼없이 산다. 농부는 깊어져 가는 주름살 만큼이나.. 손에 박힌 굳은살 만큼이나.. 인생을 알고, 진리를 알아간다.

'심은대로 거둔다'는 그 진리.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런데도 농사일은 농부가 하는 것이 아니요.

하늘이 하는 것임을 안다. 비가 오고, 날씨에 따라 그 해의 추수의 결과가 정해진다는 사실.

농사는 농부가 하는 것 같지만, 하늘이 하는 것이라는 고백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잊지 말아야할 것은 우리가 다 노력해서 되는 것 같지만, 반드시 하늘 아버지의 손길이 있어야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잊을 때 교만해지는 것이고,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우리 아버지는 논에 나가신다. 다리를 절뚝거리시면서도, 구부정한 허리에 뒤짐을 진채 젊은 시절 뛰어다녔던 그 논길을 거닌다.

농부 아버지.. 농부 하나님.. 그 손으로 우리를 키우시고 입히시고 재우신다. 감사 또 감사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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