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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들

[책추천] 성경 한 걸음(레슬리 뉴비긴)

성경 한 걸음(레슬리 뉴비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출판된 책은 무엇일까요? 답은 성경입니다. 서구의 문명을 이해하는데 성경을 읽지 않았다면 그 바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쓰여진 곳은 신기하게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이 만나는 이스라엘입니다. 보수적인 신학자들은 노아의 아들들 셈, 함, 야벳이 있는데 셈이 유럽인, 함이 아프리카인, 야벳이 아시아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흑인 노예제도에 관해서 신학적인 근거를 성경에서 찾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또한 흑인 노예 해방에 앞선 이들을 보면 다 믿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에이브라함 링컨, 영국의 윌리엄 윌버포스 또한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이러한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실 창세기부터 시작하는 성경을 얼마 못가 덮어버리고 맙니다.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어려운 용어들과 낯선 단어들은 졸립게 하고, 잘 읽혀지지도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단 숨에 성경 한권 전체의 이야기를 통으로 읽은 수 있는 얇은 책 한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책은 레슬리 뉴비긴 선교사가 쓴 <성경 한 걸음>입니다. 성경을 한 걸음에 통으로 읽는 것이죠. 분량도 107페이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렵게 쓰여진 것이 아니라 아주 쉽게 쓰여져서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는데 너무 비평적으로 해체하고 분석하고 나누는 경향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요즘은 통으로 읽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왜 의미있는가 하면, 레슬리 뉴비긴 선교사님이 영국의 성삼위일체 브롬튼 교회에서 원고도 없이 이틀 오전 동안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담았기 때문입니다. 

목사든, 선교사든 원고 없이 이틀 이상 강의한 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야기하듯이 성경을 한 걸음에 풀어서 쉽게 설명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레슬리 뉴비긴(1909-1998). 그는 35년간 인도 선교사로서 활동하면서 남인도 연합교회를 형성하고 조직했고, 은퇴이후에도 영국을 새로운 선교현장으로 삼아 열정적으로 책도 쓰고, 강연도 하면서 보냈습니다. 일치와 연합에 대해 그 처럼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선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가 쓴 유명한 책은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입니다.

이 책은 성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힌두교인인 내 친구 한가 오래전에 나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성경은 우주의 역사, 곧 창조세계 전체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를 독특하게 해석한 책입니다. 그래서 역사 속에서 막중한 배역을 맡은 인간에 대한 해석도 독특하지요. 아주 특이합니다. 세상의 종교 문헌을 다 통틀어도 성경에 견줄만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성경도 다른 책들처럼 통째로 읽고 있는가? 시작부터 결말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읽고 있는가?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 우리 대부분은 성경을 이따금씩 유익한 생각이나 위로, 지침이나 방향을 얻을 수 있는 문집 정도로 대한다. 성경을 입맛대로 골라 읽는 지혜 선집으로 여긴다. 

그러나 성경은 종교서적이 아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일상생활의 현실을 외면하거나 역사 속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의 책임을 등지라고 부추기는 책이 아니다. 

성경은 모든 좋은 이야기처럼 주인공(하나님)과 등장인물(이스라엘 백성과 예수), 배경(모든 나라), 그리고 고난과 역경이라는 갈등상황이 등장하는 세상에서 유일하며 가장 놀라운 이야기다."

이 책의 차례는 이렇습니다. 

1. 독특한 이야기

2. 하나님의 선택

3. 사사, 왕, 예언자

4. 귀환과 쇄신

5. 하나님 나라와 예수

6. 희생제물

7. 새 생명, 새 공동체들

8. 미래의 계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단 숨에 스토리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인간 역사의 모든 수고와 고통에 동참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리스도께 믿음으로 드린 것들은 결국 마지막 때에 그분의 나라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해야 한다."

자신의 삶에서 35년간을 믿음으로 먼 나라 인도땅에서 보낸 선교사의 말이라 더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기억은 안나지만 이 책 마지막에 제가 이렇게 단상을 남겼네요.

"성경은 이스라엘의 역사,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역, 새 공동체의 비전을 담고 있다. 믿음과 소망으로 현재의 고통과 현실을 뛰어넘는 비전 말이다."

우리가 지금 성경을 읽지만, 훗날에 성경이 우리를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 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