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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들

[하루를 여는 시] 우리 거듭나야 합니다(도종환)

우리 거듭나야 합니다(도종환)

 

거듭나겠다는 것은 

죽음을 딛고 서겠다는 것입니다. 

거듭나겠다는 것은

내 살을 깎아내며 피 흘리겠다는 것입니다. 

내 안과 내 밖의

거짓된 것들과 싸우겠다는 것입니다. 

옳지 않은 것들과 싸우겠다는 것입니다. 

이제야말로 바로 뜬 눈 되겠다는 것입니다. 

정의와 진실의 편에 서는 붓 되겠다는 것입니다. 

누가 울리는 우리의 북소리를 가로막습니까

무엇이 우리의 솟음치는 목소리를 가리고 있습니까

우리가 살아서 여럿을 살리고

여럿이 모여서 사람답게 살 세상 만들어 가야 할

역사의 이 새벽에 우리는 얼마를 더 주저하고

얼마를 더 망설이며 발 굴러야 합니까

얼마나 더 부끄러워하고 있어야 합니까

우리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 모두 낡고 오래된 껍질을 벗고

피 흘리며 우리의 속에서 새로이 태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