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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및 훈련

[잠언] 성경공부 2강(지혜서)

chapter 2. 지혜의 개념과 지혜서의 성격

1. 서론

구약에서 잠언, 욥기, 전도서를 가리켜 지혜서라 한다. 이 책들은 지혜”(호흐마)라는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지혜서들은 책의 성격도 구약의 책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구약에는 율법, 예언서, 성문서 등의 큰 덩어리의 책들이 있는데 이 책들은 소위 구속사를 다루는 책들이다. 구속사란 선택된 민족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엮어내는 구원사건들이 주된 관심인 것이다.

지혜서인 잠언, 욥기, 전도서는 이와는 다른 관심을 지닌다. 이스라엘과 하나님과의 특수한 관계에 대한 관심 대신 보편적인 인간의 에 초점을 맞춘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바로 사는 것이며 성공적으로 사는 것인가 하는 것이 관심의 초점이다. 하나님과 선민이라는 특수한 관계는 사라지고 하나님과 보편적인 인간이라는 일반적인 관계가 전면에 나타난다. 지혜서는 보다 인간적인 입장에서 신앙과 윤리에 대해 토론한다. 권위적이고 지시적이기보다는 귀납적이고 설득적이다. 사람이 사는 세계에 일정한 질서가 있다고 보는 사람에게 참되고 유익한 삶의 길이 무엇인지 상담하고 충고하는 책들이다.

 

2. 구약 지혜서의 특징

구약의 지혜서는 서두에도 말했지만 잠언, 욥기, 전도서를 이르는 말이다. 가장 간단히 정의한다면 지혜라는 주제를 다루는 책들이다. “바른 삶혹은 효과적인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는 책들이라 할 수 있다.

지혜서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여타의 책에서 중요한 언약”, “구속사”, “선민등의 개념에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보다 보편적인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갖는다. 한 인간 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성공적인삶을 살 것인가 하는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지혜서는 그 중 특히 잠언은 젊은이들에게 바른 삶이 무엇인가 하는 가치관을 정립해주고 그 가치관대로 삶을 살 수 있도록 실천의지를 구비해 주려 한다. 그래서 인지 은혜, 회개, 기도, 경건이라는 주제보다는 생활, 인격, 책임 등에 관심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성경은 하나님의 직접계시와 그 민족에 관한 역사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이 지혜서는 인간의 경험이 계시가 형성되는 주된 원천이다. 지혜서를 쓴 지혜자들(솔로몬을 포함한)은 자연과 인간의 삶을 오래 관찰하였다. 오랜 관찰과 사색을 통해 얻어진 통찰들을 모아서 삶의 법칙들을 찾아낸 것이 지혜서가 되었다. 이처럼 지혜서의 내용은 하나님이 직접무언가를 주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삶과 그것에 대한 오랜 관찰을 기초로 얻어낸 것이다.

 

지혜서와 비지혜서 비교()

책 구분

내용

비지혜서

지혜서

신학적 주제

언약, 구속사, 선민

(특별은총)

인간의 삶

(일반은총)

인간관

죄인

하나님의 형상

관심의 대상

역사

창조

실천적 강조점

은혜, 회개, 기도

의식, 책임, 인격

실천적 용도

위기 관리

평소 관리

계시 형성방식

직접적성격

(주어진 진리)

간접적성격

(발견된 진리)

 

3. 지혜의 개념과 분류

1) 지혜의 개념

지혜라는 말은 지혜서의 주제답게 지혜서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지혜라는 뜻의 히브리어 하함을 어근(말의 뿌리)으로 하는 단어는 총 318회 나온다. ‘하함은 동사와 명사 합쳐서 165회 나오고, 추상명사 히브리어 호흐마’(지혜로운, 지혜자)149회가 나온다. 그 외에 호흐못4회 나온다. 하함을 어근으로 하는 단어 전체의 분포를 보면 구약성경에 나오는 전체 318회 중 58%에 해당하는 183회가 지혜서 세 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혜서 183회를 살펴보면 잠언에 102, 욥기에 28, 전도서에 53회가 나온다.

이제 호흐마하함에 대한 지혜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지혜를 의미하는 추상명사 호흐마는 원래 무언가를 잘 할 줄 아는 기술이나 요령을 의미하는 말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러한 기술이나 요령을 지닌 사람은 당연히 지혜롭다고 말해지거나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불렸을 것이다. 호흐마는 특수한 직업과 관련된 전문적인 기술을 의미했다. 예를 들면 성전을 건축하는 기술, 전쟁을 수행하는 능력, 항해 기술 등을 지칭하는 데 쓰였다. 또한 호흐마는 군왕이나 지도자의 통치능력을 지칭하는 말로도 쓰였다. 그것은 솔로몬의 통치 능력을 가리키는 데 쓰였고, 여호수아와 다윗의 통치력을 가리키기도 했으며 심지어 두로 왕들의 통치 능력을 지칭하여 쓰이기도 하였다. 또한 호흐마는 정치적인 책략을 제시하거나 조언하는 기술을 의미하기도 했다.

다음은 하함을 살펴보면 하함도 원래 어떤 특수한 직업 또는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을 지칭했던 말 같다. 그것은 성막과 성전의 건축에 관계된 제반 기술을 지닌 사람들을 가리켰고, 자수 기술을 가진 여성들을 가리키기도 했으며 심지어 우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하기도 했다. 또한 국가를 다스리는 통치력을 지닌 사람이나 왕에게 정치적인 조언을 하는 모사를 지칭하기도 했다.

어쨌든 호흐마나 하함은 특수한 기술이나 기능 또는 그 기술/기능을 지닌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의미의 기술이란 뜻으로 쓰이던 호흐마는 지혜서에 와서는 그 의미가 한 방향으로 좁혀지게 된다. 인생, 즉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 관계된 기술이라는 의미로 제한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어의 뜻을 좁히려는 의도였기보다는 인간의 삶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의도에서 되어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호흐마는 지혜서에서 생의 기술이란 의미가 된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주는 삶인지 하는 삶과 세계의 원리를 아는 것이 호흐마이다. 지혜서를 보면, 호흐마는 바르고 의롭게 살라는 도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종교적인 차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라고 말한다(1:7). 지혜는 여호와 경외에서 출발하지만, 여호와 경외가 그 핵심이고 궁극적으로 여호와 경외를 지향하는 정신 활동이다. 잠언을 읽어보면 이 여호와 경외와 지혜가 동일한 말임을 알 수 있다.

호흐마라는 단어가 지혜서에 쓰인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성공적 인생을 위한 삶의 요령, 2) 정의로운(바른) 생활, 3) 여호와 경외

지혜는 경험에 의해 얻어진 삶과 우주의 질서에 대한 지식이며, 그 지식에 조화하여 바른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능력이다.

머피란 신학자는 잠언 서론에 나온 지혜에 관해 이렇게 정의한다. 지혜는 인생을 조타하는 기술이며 그것을 가르치는 것인데, ‘정직바로 사는덕목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지혜는 인생의 가이드로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지를 가르친다. 지혜에서의 이 로운 덕목은 도덕적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아니라 불가분하게 여호와 경외와 연결되고 있다.

 

2) 지혜서의 분류

지혜서라는 잠언, 욥기, 전도서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느껴진다. 잠언은 어떤 실제적인 권면을 하는 데에 열심인 반면, 욥기와 전도서는 실제성보다는 주어진 원리에 대해 회의하고 항의하는 태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차별화되는 점을 따라 지혜서를 분류하면 지혜서 전체를 좀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지혜서를 실천적 지혜사색적 지혜,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실천적 지혜

실천적 지혜는 생활의 실제적인 교훈, 즉 의로운 삶을 살도록 권면하는 지혜이다. 잠언이 이에 속한다. 실천적 지혜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제적인 교훈들이므로 경험적 지혜라 부르기도 하고, 인생을 좋은 요리로 만들어 가는 것에 비유하여 처방 지혜라 부르기도 한다.

기본 사상은 소위 보응의 원리이다. , 의롭고 바르게 사는 삶에 번영과 축복이 보상으로 주어진다는 사상이다. 악하고 거짓되게 살면 멸망과 저주를 받게 된다.

악인의 집에는 여호와의 저주가 있거니와 의인의 집에는 복이 있느니라(3:33).’

의인의 소망은 즐거움을 이루어도 악인의 소망은 끊어지느니라(10:28).’

실천적 지혜는 이 원리를 처세훈의 기본 철학으로 제시한다. 인생에 성공하기 위해(장수, 부귀, 평안, 기쁨, 축복) 정직하고 의로운 생활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가르친다. 보응의 원리는 하나님이 우주와 인간의 삶에 심어 놓으신 도덕 질서이며 세계가 운영되도록 정하신 내적 원리이다. 보응의 원리는 지혜 스승들의 정통적 가르침이다.

사도 바울도 갈라디아서 6:7절에 이렇게 쓴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사색적 지혜

사색적 지혜는 실천적 지혜가 가르치는 보응의 원리가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지혜를 말한다. 사색적 지혜는 보응의 원리를 획일적이고 낙관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하며 그로부터 한 걸음 물러 앉아 인생의 문제를 반추하고 관조한다. 사색적 지혜라는 이름 외에 반성적 지혜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인간의 실존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는 의미에서 실존적 지혜라고도 한다.

사색적 지혜는 처세훈으로 내세우는 보응의 원리에 반발하여 다르게 질문한다. 사색적 지혜의 저자들은 의롭게 살아도 고난과 불이익을 받는 수가 있고 악하게 살아도 형통하고 유리하게 되는 수가 있는 삶의 현실을 목도하며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를 신정론의 고민이라 한다. 여기서 신정론이란 하나님과 정의가 합쳐진 말로 인간의 고난의 관점에서 하나님은 진정 의로우신가 하는 문제를 논하는 것을 말한다.

강도의 장막은 형통하고 하나님을 진노케 하는 자가 평안하니 하나님이 그 손에 후히 주심이니라(12:6).’

내가 내 헛된 날에 이 모든 일을 본즉 자기의 의로운 중에서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 중에서 장수하는 악인이 있으니(7:15).’

사색적 지혜는 단순히 반항하며 질문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질문 후에는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한계의 너머에 있는 신앙적인 해법을 추구한다.

 

4. 결론

호흐마’, ‘하함’ - ‘지혜로운’, ‘지혜

지혜서는 지혜(실천적 지혜/사색적 지혜)에 관해 논하고 그것의 가치를 높여 말하는 책들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지혜의 우월함을 인정하고 있다. 지혜서는 지혜의 삶이야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삶임을 강조하지만 그 삶의 완성은 인간의 이해(지혜)를 능가하고 초월하는 하나님의 지혜를 받아들일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암송 말씀(잠언 1:7)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