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내가 미친놈처럼 헤매는
원성 들판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세상에 나온 지
한 달밖에 안된!
송아지
너 때문에
이 세상도
생긴 지 한 달밖에 안된다!
시를 소설읽듯 날림으로 읽다가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멈춰서게 만드는 시가 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시 한편 건졌네요.
내가 송아지처럼 살았구나. 어릴 적 집나간(?) 송아지 부리나케 쫓아나가 다시 집으로 몰고 오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 녀석이 남의 밭 한복판에 멈춰서면 나도 멈춰서고 달리면 나도 달리고.. 어떻게서든 집에서 멀리 못가도록 송아지처럼 날뛰던 그 날이 있었더랬죠. 일나간 부모님은 왜 안오시나.. 송아지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던 날이 있었더랬죠. 송아지.. 너가 가출하는 날.. 너 때문에 나도 때아닌 가출을 했구나. 그래도 너 때문에 대학갔다. 너가 자라 귀한 학자금이 되어줬으니.. 생각해보면 고맙구나.
우리의 인생도 잠시 멈춰 생각해보면.. 고마운 것 투성이죠.
오늘도 잠시 하늘 한 번 보고 생각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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